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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아이 EP1. [멈춘 시간 속의 너에게] Part 1
    세계의 아이 2024. 2. 23. 17:00

    [째깍째깍-]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난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무료한 삶이다. 친구도 사랑하는 사람도 없는 그런 삶.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 그리고 크게 벗어날 수 없는 똑같은 공간들.

     

    내가 보내는 하루는 어제나 오늘이나 늘 똑같은데, 벽에 걸린 시계의 초침은 야속하게도 열심히 간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1초...2초...3초...4초....”

     

    멍하니 시곗바늘을 보며 초를 읊고 있는 나이다.

     

    시계를 가만히 보다 보면,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시간이 멈추면 사람도 멈추고, 공기도 멈추고, 먼지도 멈추고, 나도 멈추려나?

     

    하긴, 나도 사람이니 당연히 멈추겠지. 머쓱해진다. 무슨 바보 같은 생각을..

     

    드디어 내 삶이 무료하다 못해 건조해지나 보다.

     

    마치 햇살에 말린 오징어처럼 나도 분명 말라비틀어질 것이다.

     

    “쳇, 오징어는 쓸모라도 있지... 난...”

     

    갑자기 쓸모없어져 버린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 

     

    시간은 계속 흐르는데, 난, 이 나이 먹도록 할 줄 아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다.

     

    어렸을 땐 시간이 빨리 지나 멋진 어른이 되었으면 했는데.

     

    지금은 침대에 누워서 하루를 유튜브로 마무리하고, 다음 날 아침엔 일어나기 싫어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하나도 특별한 것이 없는 그저 그런 어른이 되어 버렸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 내일도 또 모레도 계속 반복할 것이다.

     

    “계속 이렇게 나이만 먹는 건가... 젠장...”

     

    계속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야속해,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 액정 속의 시계를 힘껏 노려보았다.

     

    “너 같은 건 없어져도 돼... 나에게 행복한 시간이란 건 없어!”

     

    내가 행복했던 때가 있긴 했을까?

     

    그럼 선호하는 시간은?

     

    그러고 보면 나는 좋아하는 시간대마저도 없는 것 같다.

     

    내가 이상한 걸까?

     

    아니, 아닐 것이다. 

     

    세상에 진심으로 아침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리고 낮과 밤은? 나랑 똑같을 것이다.

     

    “앗, 잠들기 전 유튜브... 그건 좀 괜찮지...”

     

    뭐, 조금 양보해서 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있을 수 있겠다. 나처럼 자기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

     

    어찌 되었든 나는 저 [째깍-] 거리며 계속 흘러가고 있는 시간이 싫다.

     

    붙잡을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시간. 앞으로도 나에게 무료함만 안겨줄 것이다.

     

    “그냥 이럴 거면 차라리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

     

    시간이 지금의 내 모습을 이렇게 만들어 버린 것 같아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화가 차오르기 시작한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소중하고 값지게 쓰라 하지만, 유독 내 시간만 왜 이 모양인건지.

     

    솔직히 나 자신이 미운 것인지, 시간이 미운 것인지 모르겠다.

     

    그냥 애초에 시간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노력해야 하는 오늘도, 내일도 없었을 텐데...

     

    지금, 이 순간에도 제멋대로 흘러가고 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원망스럽다. 

     

    “지긋지긋해. 그만 좀.. 째깍째깍!!! 아악!!!!!!”

     

    그 순간이었다.

     

    [번쩍-콰지직-번쩍]

     

    “응..?”

     

    무언가 번쩍하는 걸 보았다. 형광등이 나간 걸까? 아니다.

     

    [번쩍-쿵-번쩍]

     

    “뭐... 뭐야...?!”

     

    커튼 사이로 짧고 굵은 빛이 보인다. 밖에서 천둥이 치는 것 같다.

     

    “오늘 비가 온다 했었나...? 아니면 태풍...?”

     

    황급히 창문 밖을 보았다. 

     

    맙소사. 정말이지 저렇게 거대한 번개는 태어나서 처음 본다.

     

    [우르르-쾅쾅]

     

    “으악! 깜짝아!!!”

     

    마치 하늘을 두 쪽으로 찢어버릴 것 같은 천둥과 번개다.

     

    비록 온종일 집에만 있었지만, 오늘 하늘은 분명 맑았었는데...

     

    순식간에 하늘은 화라도 난 것처럼 거센 바람도 동반하기 시작했다.

     

    “뭐야! 하늘이.. 이상하잖아! 기상청은 뭘 하는 거야?”

     

    그때였다.

     

    [지지직-탁]

     

    “응?”

     

    일기예보를 확인하려 휴대폰을 잡은 순간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버벅거리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휴대폰마저 안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아악!!! 미쳐버리겠네!!!”

     

    머리가 복잡해진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날씨.

     

    혹시 TV에서만 보던 자연재해가 오고 있는 걸까?

     

    그래, 거대한 자연재해가 맞는 것 같다. 

     

    나 어떻게 하지... 망했다... 자연재해라니… 짐도 안 싸놨는데….!!!

     

    [번쩍-콰지직-우르르-쾅-쾅!!]

     

    하늘이 마지막으로 온 힘을 다해 고함을 치는 듯한 천둥소리가 났다.

     

    그리고 몇 초나 지났을까? 하늘은 아침, 낮 그리고 밤이 모두 뒤엉킨 것처럼 색을 바꾸기 시작했다. 마치 비현실적인 게임 속 세상에 온 것 같이...

     

    “으악!!! 뭐, 뭐야!!! 나 이러다 죽는 거 아니야?!!”

     

    순간 패닉이 왔다.

     

    그저 그런 내 인생.. 소중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마음의 준비도 없이 죽는 건 생각도 안 해 봤다고!!!!

     

    우선 살고 보자.

     

    난 눈앞에 보이는 생수병 하나를 들고 황급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

    .

    .

    .

    .

    [탁탁탁탁탁]

     

    “헉...헉...헉...흐읍...헉...헉...헉...”

     

    얼마나 뛰었을까? 앞만 보며 달리긴 했지만, 너무 많은 사람과 부딪히며 달려왔다.

     

    다들 어찌나 망부석처럼 길을 안 비켜 주던지..

     

    그래. 당신들도 나처럼 살고 싶으니 그런 거겠지. 이해한다.

     

    하지만 너무 밀치며 뛰어와서 그런지 온몸이 다 아프다.

     

    “허억...허억...허억...으윽...”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계속 뛰기만 했더니 숨이 턱 끝까지 올라왔다.

     

    이 정도 뛰었으면 꽤 온 것 같은데 잠깐 이쯤에서 쉬었다 갈까?

     

    물부터 마셔야겠다.

     

    “꿀꺽...꿀꺽...아껴마셔야해...헉...헉...헉...”

     

    자, 우선 생각을 해보자.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갑자기 천둥과 번개가 쳤고...

     

    하늘의 색도 이상하게 변했고...

     

    처음엔 너무 정신없이 뛰어왔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언제부터인지 천둥소리는 멈춘 것 같고...

     

    번개도 치지 않는 것 같고... 가만있어 보자...

     

    [......]

     

    ...응?

     

    [......]

     

    그나저나 주위가 왜 이리 조용하지?

     

    이상하다... 헐떡이는 내 숨소리를 빼고 너무나도 조용하다.

     

    숨을 몇 초간 멈춰보았다.

     

    [......]

     

    뭐...뭐야?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아저씨, 아주머니, 할머니, 할아버지, 어린아이들 할 것 없이 거리에 나와 있다.

     

    그런데... 왜... 나만 움직이는 것 같지...?

     

    두 눈을 비벼보았다.

     

    “뭐...뭐야!!!”

     

    모든 것이 멈춰있다.

     

    주위를 살필 겨를도 없이 뛰어왔는데, 언제부터였을까?

     

    사람들은 마치 정지된 화면 속에 있는 것처럼 미동도 없이 멈춰있다.

     

    그리고 사람뿐만이 아니라, 거리 위의 비둘기, 고양이, 자전거, 자동차, 심지어 바람에 휘날리는 나뭇잎, 쓰레기 할 거 없이 그냥 내가 보고 있는 모든 것들이 전부 다 멈춰있다. 

     

    아니, 어쩌면 세상 자체가 멈췄다고 이야기하는 게 더 맞는 거일 수도 있겠다.

     

    “말도 안 돼... 거짓말...”

     

    꿈인가?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걸까?

     

    너무 놀라 입에서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시간이... 시간이... 멈... 췄... 어...?”

     

    순간 난 쇼크라도 온 듯이 온몸이 얼어붙은 채로 주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길을 걷다 멈춘 사람,

     

    뛰고 있는 와중에 멈춘 사람,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면서 멈춘 사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멈춘 사람,

     

    커피를 마시며 멈춘 사람,

     

    땅에 떨어진 휴대폰을 짚으려는 순간에 멈춘 사람, 등등..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이 그냥 그대로 멈춰있다.

     

    이런 건 만화 속에서만 보던 장면인데… 

     

    시간이 정말 멈춰버린 걸까? 

     

    확인해야 한다.

     

    우선 누가 보더라도 날 이상하게 생각하면 안 되니까, 

     

    눈앞에 보이는 사람 중 제일 착하게 생긴 아저씨를 찾아 다가갔다.

     

    “저기... 죄..죄송합니다!!!”

     

    곧바로 두 손가락 펼쳐서 아저씨 코밑에 대보았다.

     

    “히익!! 아..아저씨!!"

     

    숨을 쉬지 않는다. 혹시 숨을 참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맥박도 짚어 보아야겠다.

     

    “세상에나 말도 안 돼!!!”

     

    맥박 역시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죽은 건 아닐까?

     

    그렇지만 어떻게 사람이 서 있는 상태에서 눈을 뜨고 죽을 수 있겠어!

     

    그리고 여기에 멈춰있는 모든 사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갑자기 모두 다 한꺼번에 죽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건 시간이 멈췄다고밖에 설명이 안 되는 건데... 

     

    시간이 왜 멈춘 걸까?

     

    혹시 내가 차라리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해서 시간이 멈춰 버린 걸까?

     

    난 그저 하염없이 흐르는 시간을 원망스러워한 것뿐인데…

     

    정말 말도 안 되게, 그렇게 되어 버렸다.

     

    “...도대체... 내...내가...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

    .

    .

    .

    .

    “저기요- 아무도 없어요?! 아니, 나처럼 움직이는 사람 없어요-?!!!”

     

    아무도 응답해주지 않는다. 

     

    나는 혹시라도 나와 같은 사람이 있을까 싶어 사람이 보일 때마다 그들의 숨과 맥박을 체크 해보았지만, 나처럼 숨을 쉬는 이도, 맥박이 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찾지 못했다.

     

    “...정말 아무도 없는 건가...?”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없는 것 같다.

     

    이 수많은 사람 중 정말 나만 움직일 수 있는 걸까?

     

    나를 제외하고 모든 것이 다 멈춰있는 걸 보고 있자니 마음 한편에 호기심이 조금 생겨나는 것 같기도 하다.

     

    “멈춰버린 시간 속이라...”

     

    난 어렸을 때 시간이 멈추면 어떨지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날 지켜보는 사람도 없을 테니, 

     

    내 맘대로 먹고 싶은 것 잔뜩 먹고, 

     

    백화점에 가서 옷도 입어보고, 

     

    갖고 싶은 것도.. 손에 넣고...?

     

    [씨익-]

     

    “..우..후..후..후훗...”

     

    갑자기 웃음이 난다.

     

    지금 난 어디에 있지? 

     

    바로!! 멈춰버린 시간 속!

     

    누가 움직일 수 있지?

     

    바로 나!

     

    이건 내가 어렸을 때 상상하던 그대로이다!

     

    점점 신이 나기 시작한다.

     

    “하하!! 내 세상이야!!! 돈 없이도 다 가질 수 있어!!!"

     

    그렇게 말하며 제일 가까운 백화점으로 뛰어갔다.

    .

    .

    .

    .

    .

    ”…하암... 지루하다... 지루해..."

     

    솔직히 처음 시간이 멈췄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난 후엔 재미를 좀 본 것 같다.

     

    멈춘 사람들을 찬찬히 훑어볼 수 있었고, 무엇이 딱히 먹고 싶진 않았지만, 편의점에 들어가 먹고 싶은 것, 백화점에 들어가 입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전부 다 손에 넣어보았다.

     

    하지만 특별한 노력 없이도 갖고 싶은 걸 족족히 다 손에 넣다 보니 오히려 쉽게 질려 버렸다.

     

    그렇게 또다시 나는 무료함에 빠지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던, 멈추던 내 인생은 왜 똑같은 걸까…

     

    "… 난… 이러나저러나 늘 혼자네...“

     

    .

     

    .

     

    .

     

    .

     

    .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아니. 흘렀다는 표현은 쓰면 안 되겠구나. 

     

    시간은 멈췄으니까.

     

    혼자 있다 보니 이런저런 질문들이 많이 생각났다.

     

    왜 나만 움직이는 걸까? 

     

    그래도 나와 같은 사람이 있진 않을까?

     

    배는 왜 안 고프고, 잠은 왜 안 오는 걸까?

     

    지금은 아침일까? 낮일까? 아니면 밤일까…?

     

    혹시 내가 저주에 걸린 걸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만 머릿속에 가득하다.

     

    .

     

    .

     

    .

     

    [터벅터벅]

     

    정말 움직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너무 지친다.

     

    이젠 내가 무엇을 알고 싶은 것인지, 뭘 찾고 싶은 것인지, 뭘 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계속 정처 없이 떠도느니, 그만 이 세상에서 없어져 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내 마지막을 스스로 선택할 거라 상상도 못 해봤는데... 터덜터덜 느린 걸음으로 건물 꼭대기로 올라가고 있다.

     

    죽음밖엔 답이 없는 걸까. 그런 거겠지…

     

    그때였다.

     

    [타 타 타 탁]

     

     

    [타 타 타 탁]

     

    ….?

     

    내 발소리와 다른 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너무나도 작은 소리지만 그동안 아무 외부의 소리를 듣지 않은 나로선 저 작은 소리마저 큰 소리처럼 느껴진다.

     

    어디지? 어디서 나는 소리인 거지?

     

    죽을 때가 돼서 환청이 들리는 건가?

     

    [타 타 타 탁]

     

    아니다!! 무언가가 움직인다! 건물 밖이다!

     

    "자..잠시만!!!”

     

    눈에서 눈물이 나려고 한다.

     

    사람이든 외계인이든 다 좋다.

     

    너무 반가운 저 소리를 따라 급하게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발아 빨리 움직여라!! 마음은 급한데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다.

     

    [와다닥]

     

    건물 밖으로 나왔다.

     

    "어디지? 어디야!! 멈춰!! 여기!! 저기요!!!!"

     

    [휙-]

     

    ?!!!

     

    회색이다. 복슬복슬한 회색 덩어리가 옆 건물 사이로 빠르게 지나간다.

     

    "자..잠시만!!!"

     

    혹여나 놓칠세라 저 회색 덩어리만 보면서 뛰어가고 있다.

     

    평상시에 달리는 거라면 끔찍하다 여기는 사람인데 지금은 그런 생각도 안 든다. 

     

    이 악물고 뛰어야 한다!

     

    "헉헉헉헉… 너무 빨라… 어디… 어디로 갔지…?"

     

    놓친 걸까. 내가 헛것을 본 건가?

     

    아닌 데 분명히 있었는데! 어디 갔지? 빌어먹을!

     

    눈물이 나려고 한다. 평상시에 운동을 좀 해놓을걸...

     

    왜 난 잘 뛰지도 못해서…

     

    [타 타 타 탁]

     

    "아…! 저… 저기!!"

     

    보인다!

     

    큰길이다!

     

    [와다다다닥]

     

    "헉헉헉헉..쓰읍..헉헉헉"

     

    어디까지 뛰어가는 걸까?

     

    손에 잡힐 듯 안 잡힐 듯 계속 어딘가로 향하는 저 회색 덩어리.

     

    잠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실루엣이다.

     

    복슬복슬한 털, 귀여운 꼬리 그리고 짧지도, 길지도 않은 네 개의 다리.

     

    강아지인가?

     

    [와다다다닥]

     

    "헉…헉…헉…헉…"

     

    만약 강아지가 맞는다면 내가 육상 선수도 아니고 어떻게 달리는 강아지를 잡을 수 있겠는가!

     

    "헉..헉.. 저기…! 우쭈쭈쭈.."

     

    돌아보는 듯하다가도 그새 또 빠르게 도망간다.

     

    잡아야겠지? 또다시 혼자가 되는 건 죽는 것보다도 싫다.

     

    [와다다다닥]

     

    이젠 정말 못 뛰겠다.

     

    "으헤에에엑! 못 뛰어.. 못 뛰어.. 입안에서 오이 맛이 나려 해.. 못 뛰어!!"

     

    녀석은 어찌나 빠른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제발.. 이리로 오렴… 여기선 너와 나뿐일 수도 있잖아!!! 우리 지금 서로가 의지해야 할 때라고!!"

     

    [와다다다닥]

     

    아우..! 또 뛰는 걸 보면, 아무래도 말을 못 알아듣는 것 같다. 

     

    너무 빠르다.

     

    아니면, 혹시 날 어디로 유인하고 있는 걸까?

     

    가만 보면 내가 너무 힘들어 [헉헉] 거리면 속도를 조금 늦춰주고,

     

    왠지 자길 따라오라는 듯이 계속 뒤를 돌아보면서 뛰는 것 같긴 한데....

     

    우선 어디까지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녀석을 놓치면 안 될 것 같다!

     

    "흐에엑 흐에엑…"

     

    얼마나 뛰었을까?

     

    내 인생에 이렇게 많이 뛴 적도 없을 거다.

     

    저 녀석 도대체 어디까지 가는 거야?

     

    [타 타 타 탁- 와다다다닥]

     

    숨이 턱 끝까지 올라가다 못해 배 밖으로 나오려던 찰나였다.

     

    “헉..헉..헉..헉..” 

     

    왜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지?

     

    멀기만 느껴졌던 녀석에게 점점 가까워진다.

     

    드디어 멈춘 걸까?

     

    좁혀지지 않았던 간격이 점점 줄어드는 걸 보니 멈춘 게 맞는 것 같다.

     

    이건 기회다. 꼭 잡아야 한다.

     

    "저..저기!! 도망가지 마!! 난 나쁜 사람이 아니야!!"

     

    한 발자국씩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혹시나 도망가면, 또 뛰어야 한다. 도망가지 말아줘!

     

    제발!

     

    제발!!

     

    제발!!!

     

    ….!!…

     

    [덥-석]

     

    “자..잡았다!!”

     

    따뜻하다. 품 안에 착 감긴다.

     

    "흐윽..흐으으으윽.. 흐어어어어엉..흐어엉….!"

     

    이 녀석을 안자마자 눈물이 계속 흐른다.

     

    얼마 만에 만져보는 온기지?

     

    얼마 만에 만져보는 사람... 아니, 동물인 거지?

     

    얼마 만에… 얼마 만에… 혼자가 아니게 된 거지…?

     

    "흐윽.. 흐윽.. 흐으윽…"

     

    눈에 수도꼭지라도 단 것처럼 눈물이 도무지 멈출 생각을 안 한다.

     

    드디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안도가 된 건지

     

    쉴 새 없이 눈물이 나온다. 

     

    "흐으윽.. 흐으윽… 고마워... 고마워... 난... 내가 혼자인 줄 알고... 얼마나 무서웠나 몰라...”

     

    난 그동안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덤덤한 척 지내왔지만.

     

    사실, 혼자 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엔 너무 무섭고 외로웠다. 

     

    그런데 이젠 혼자가 아니라니...

     

    “흐으윽... 흐으윽... 고마...고마워... 훌쩍...”

     

    이 강아지를 못 만났으면 난 이미 이 세상에 없었겠지?

     

    넌 나의 생명의 은인이야!! 아니.. 은견! 은견이야!

     

    [핥 짝-]

     

    따뜻해..

     

    정말 너무 따뜻해...

     

    내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이 녀석이 핥아준다.

     

    울고 있느라 자세히 못 본 녀석을 두 팔로 하늘 높이 들어보았다. 

     

    "아..! 푸들.. 너 푸들이구나!! 이 녀석.. 따라가다가 정말 죽는 줄 알았네... 주인을 잃은 거야?"

     

    너무 귀엽다.

     

    회색의 복슬복슬한 털,

     

    동그랗고 까만 코, 그리고 동그란 안경..

    .

    .

    .

    에? 아…아… 안경…?

     

    “너 안경을 썼잖아?!”

     

    특이하다. 강아지가 안경이라니!

     

    주인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엄청나게 애지중지 키웠나 보다.

     

    “귀여워!! 넌 이름이 뭐야?”

     

    [...]

     

    하핫.. 그동안 혼잣말이 많이 는 것 같다. 강아지에게 질문이라니... 하하..

     

    목줄에 적혀져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보았지만 이름을 찾아볼 순 없었다.

     

    “혹시 너 주인이 버린 건 아니지..? 아.. 내가 무슨 말을!!!”

     

    진짜면 두 번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

     

    “배.. 배고프겠다!!!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저기 편의점에 네가 먹을 수 있는걸 팔고 있을 거야!! 같이 가보자!”

     

    난 이 따뜻한 온기를 더 느끼고 싶어 두 팔로 이 녀석을 안은 채 편의점으로 발길을 향했다.

     

    [덜컹 끼익-]

     

    “자-! 네가 먹고 싶은 거 다 골라봐! 내가 쏜다!!”

     

    하핫... 현실 세계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쏜다니... 마음속에선 늘 남에게 베풀고 싶었지만, 

     

    난 그러기엔 가진 것도 없고, 곁에 아무도 없는 외톨이였다. 

     

    “왕!”

     

    “오? 너 이런 것도 구분할 줄 알아?”

     

    똑똑하다. 정확히 개 간식을 골랐다!

     

    너무 귀여워!

     

    “그래! 오늘은 이거다! 내가 조금 있다가 다른 것도 사줄게!”

     

    으쓱하다. 

     

    강아지로부터 내 존재감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사준다니!

     

    사준다니!!

     

    저 행복해하는 얼굴을 보아라!!

     

    “흠..”

     

    평소처럼 계산대 앞을 그냥 지나치려 했는데, 영 마음에 걸린다.

     

    저렇게 행복해하는데... 그냥 돈도 안 내고 가버리면 결국 훔친 간식을 먹인 게 되는 꼴이잖아...!

     

    갑자기 없었던 양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어..도..돈이...”

     

    열심히 양쪽 주머니를 뒤져본다.

     

    “크읍... 어...없다... 어...어쩌지...”

     

    역시나였다. 너무 정신이 없어 집에서 물 한 병만 챙겨온 게 문제였다.

     

    “왕! 왕! 왕!”

     

    그때 저 녀석이 갑자기 한 곳을 응시하며 짖기 시작한다.

     

    “왕! 왕! 왕!”

     

    응? 뭐지?

     

    “왕! 왕! 왕! 헥 헥 헥 헥”

     

    저기 뭐가 있는 걸까?

     

    조심스럽게 짖는 곳으로 다가가 보았다.

     

    [반짝-]

     

    “응? 저게 뭐지?”

     

    가만 보니 각종 캔과 비품 사이에 무언가 반짝거리고 있다.

     

    “왕! 왕! 왕!”

     

    아무래도 저걸 보면서 짖는 것 같다.

     

    “저것도 먹고 싶은 거야? 잠시만 기다려봐!”

     

    너무 깊게 박혀있어 팔을 길게 뻗어야지만 낚아챌 수 있다.

     

    “낑낑.. 조금만… 조금만… 조금만 더…!!!”

     

    [샤르르- 반짝!]

     

    “잡았다!!!”

     

    스케치북..? 스케치북이다!

     

    “오…? 요즘 편의점에서 스케치북도 파나?” 

     

    세상 너무 좋아졌다. 편의점인데도 안 파는 게 없는 것 같다!

     

    “근데… 이건 먹는 게 아닌데? 진짜 이걸 원한 거야?”

     

    녀석에게 스케치북을 건네주려고 하는 순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아하! 그러면 되겠구나! 짜식.. 머리도 좋아!”

     

    난 펜 하나를 챙겨 스케치북에 이 녀석에게 줄 간식 가격과 장소를 적었다.

     

    이렇게 기록을 한다면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

     

    [꾸벅]

     

    “꼭 갚을게요! 그동안 제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먹은 건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앞으론 이렇게 적어서 기억하도록 할게요! 그리고 꼭 갚겠습니다!”

     

    멈춰있는 점원에게 크게 90도로 인사하며 다짐했다. 정말로 갚겠다고.

     

    “우쭈쭈 잘 먹네! 배고팠구나!”

     

    내 삶에 강아지 하나 들어왔을 뿐인데, 너무 행복하다.

     

    앞으로 이 녀석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하면 이 멈춰버린 시간에서 나갈 수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우선 우리 같이 지낼 곳을 찾아보자!”

     

    어디가 좋을까? 강아지 용품 가게 안에서 지내야 할까?

     

    와아.. 그러면 내가 갚아야 할 돈이 너무 많아지겠지?

     

    그건 좀 곤란하다. 하하.. 우리 둘에게 적당히 좋은 곳을 찾아야겠다.

     

    이 녀석을 보고 있자니 따뜻한 온기를 한 번 더 느끼고 싶다!

     

    나는 녀석을 번쩍 들어 품에 안았다.

     

    “짜식 너도 좋구나! 우리 앞으로 잘살아 보자! 잘 부탁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게, 녀석도 좋아하는 눈치다. 너무 행복하다.

     

    “어디부터 가볼까나? 안 돌아본 곳부터 가볼까?”

     

    [낑낑]

     

    “응? 왜 그래? 어디가 불편해?”

     

    안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어디가 불편한 것인지 녀석이 발버둥을 치려고 한다.

     

    내가 너무 안고만 있었나? 

     

    좀 답답할 수는 있겠다. 

     

    그렇다면… 뭐… 목줄은 없지만...

     

    “읏-차!”

     

    ‘목줄을 안 채웠는데,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내려놓은 그 순간이었다.

     

    [타 타 타 타 탁]

     

    으악! 또 뛴다! 저 멀리 뛰어간다!

     

    간식만 먹고 튀다니! 내 실수다!!

     

    “안돼!!! 거기 안 서?! 야!!!”

     

    뛰는 건 진짜 싫은데 또 뛰게 된다니. 믿을 수 없다.

    .

    .

    .

    .

    .

    [탁탁탁탁탁]

     

    얼마나 뛰고 있는 걸까?

     

    내가 또 뛰고 있다니…!! 뛰는 것엔 정말 소질이 없는데, 

     

    시간이 멈춰버린 이후 너무 많이 뛰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두 다리도 점점 꼬이는 게, 열심히 속도를 내는 데도 한계가 있다.

     

    그냥 저렇게 눈앞에서 놓치게 되는 걸까?

     

    그러면 또다시 혼자가 될 텐데..

     

    혼자가 되면... 난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거지?

     

    갑자기 무섭고 우울한 생각이 머릿속에 피어나기 시작한다.

     

    생각을 멈추고 싶어...

     

    “왕! 왕! 왕! 왕!”

     

    갑자기 녀석이 나를 향해 짖는다.

     

    응...? 뭐라는 거지?

     

    “일로와! 이리로 와!!!”

     

    하지만 다가가면 다시 멀어지는 녀석..

     

    “왕! 왕! 왕!”

     

    나에게 더 다가오지 말라고 하는 걸까?

     

    서운해진다.

     

    난 간식 주며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아니면 좀 전에 내가 편의점에서 뭘 잘못 한 걸까?

     

    여러 생각이 복잡하게 들었지만, 

     

    지금 녀석을 붙잡는 데엔 썩 도움이 되는 것 같진 않다.

     

    녀석을 잡아서 물어보든가 해야지, 다시 한번 힘을 내야겠다!

     

    “거기서!!! 거기 안 서?!!! 나 못 뛴다니까!!! 너무 힘들어!!!”

     

    이런 내 마음을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녀석은 속도를 낮췄다 높였다 하며 한 번씩 뒤돌아 날 보면서 뛰고 있다.

     

    마치 처음 녀석을 마주친 그 순간처럼.

    .

    .

    .

    [탁탁탁탁탁]

     

    “왕! 왕! 왕! 왕! 왕!”

     

    아직도 뛰고 있는 우리 둘,

     

    시간이 멈춰버린 도심 속, 우리들의 바쁜 발소리와 녀석의 짖는 소리만 울려 퍼진다.

     

    “헉... 헉... 헉...”

     

    얼마나 뛰어온 걸까? 

     

    처음과는 다르게 매우 느려진 내 속도..

     

    저 멀리 녀석이 콩알처럼 보인다.

     

    이대로라면 정말 영영 멀어져 놓쳐버리게 되겠지?

     

    작전을 한번 바꿔보아야겠다.

     

    “저.. 저기!!! 혹시... 기회를 한 번만 더 주면 안 될까?!”

     

    동정심 유발 작전이다.

     

    “내가! 내가 더 잘할게!!! 그.. 그리고… 아!!! 우리 편의점.. 편의점 말고! 백화점!! 백화점 가자!!! 거기엔 비싼 간식이 더 많아!!!”

     

    녀석이 혹할 수 있는 제안까지! 완벽하다!!

     

    [와다다다닥]

     

    ...흑....

     

    안 통한다..

     

    어떻게 내 동정심이 안 먹힐 수가 있지.. 억울하다. 

     

    나 이렇게까지 오래 뛴 적도 없었고, 심지어 그렇게 애원도 했는데!!

     

    순간 단전에서부터 열이 올라오려 한다.

     

    날 계속 뛰게 만드는 저 녀석이 너무 원망스럽고, 너무 밉다.

     

    진짜 놓치면 안 되는데.. 놓치게 되면 어떻게 하지…?

     

    “안돼! 절대 안 돼!! 놓칠 순 없어!!! 거기서 이 자식아!!!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데!!!”

     

    생각하자니 너무 화가 나고 약도 올라, 눈물이 차오르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우-뚝!]

     

    억울한 내 마음이 통한 걸까?

     

    작았던 회색 콩에서, 점점 녀석의 모습으로 조금씩 보이는 게,

     

    드디어! 진짜로! 멈추어 선 것 같다!

     

    저긴 어디지? 왠지 낯이 익는 게.. 어디서 많이 본 장소인데..

     

    멀리서도 보이는 넓은 잔디밭, 그리고 가지런히 놓여 있는 기다란 하얀색 기둥들까지.

     

    저긴 틀림없이 광장이다!

     

    아무래도 녀석이 광장 한가운데에 멈추어 서 있는 것 같다.

     

    “아.. 광장… 너무 넓은데…”

     

    광장은 사방이 뚫려있어, 발 빠른 녀석을 잡기엔 적합한 곳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지금이 녀석을 마지막으로 잡을 수 있는 기회라면 어떻게 하지?

     

    혹시 내가 여기서 이 악물고 전력 질주를 한다면.. 녀석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냥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해 녀석을 잡아볼까?

     

    어차피 저 넓은 곳에서 놓치면, 다시 찾긴 어려울 것이다.

     

    그래, 그냥 마음먹고 정말 온 힘을 다해, 녀석을 잡아보아야겠다!

     

    전력 질주다!!

     

    “으아아아아!!!!”

    .

    .

    .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탁]

    .

    .

    .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탁]

    .

    .

    .

    가까워진다!

     

    드디어!!

     

    그리고 아직도 그대로 있는 녀석.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탁]

     

    조금만!

     

    조금만 더 힘을!!

     

    녀석이, 녀석이!! 바로 코앞에 있다!! 

     

    이젠 손만 뻗으면!!!

     

    “이야아아아!!”

     

    [타타타타타타타타탁]

     

    !

     

    !!

     

    !!!

     

    [퍼억-! 쿵!]

     

    그때였다.

     

    “으윽…!!”

     

    무언가에 크게 부딪히며 눈앞이 번쩍하더니, 그대로 난 바닥에 [털썩] 하며 쓰러져 버렸다.

     

    어디에 부딪힌 걸까?

     

    난 녀석을 잡겠다고, 두 손을 뻗으며 달린 것 밖엔 없는데

     

    도대체 어디에 박은 것인지 코와 이마가 쓰라리며 깨질 듯이 아파진다.

     

    “아얏!!”

     

    “아앗…”

     

    “아야야!!”

     

    그리고 귓가에 들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

     

    …?

     

    …..?

     

    ……?!!

     

    응…? 

     

    방금… 사.. 사람들이라고 했어?!

     

    말도 안 된다. 

     

    아픈 이마와 코를 부여잡고,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 어…?”

     

    맙소사! 진짜다! 

     

    사람들이다!!!

     

    그것도 미소녀... 세 명의 미소녀들이다!!

     

    멈춰버린 시간 속에 나 말고도 사람들이 있다!

     

    “와…”

     

    얼마 만에 보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는데, 그것도 미소녀들이 눈앞에 있다니...!

     

    너무 믿어지지 않는다.

     

    내가 아무래도 전생에 지구를 구한 걸까!!

     

    “와…예..예쁘잖아..”

     

    각자의 개성이 돋보이는, 명랑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녀들,

     

    맙소사… 이게 무슨 일이지…?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다.

     

    이 미소녀들은 도대체 누굴까?

     

    이대로는 안 되겠다! 용기 내 물어보는 수밖에..!

    .

    .

    .

    “…너희들은.. 누구야...?”

     

    つづ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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